금호그룹은 어쩌다가 아시아나를 잃었을까?
금호그룹은 어쩌다가 아시아나를 잃었을까?
한때는 잘나갔던 금호그룹의 흥망성쇠
한때는 잘나갔던 금호그룹의 흥망성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공사 중 한 곳인 아시아나항공 ✈️ 지금은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지만, 한때는 재계 10위권에 들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중심이었어요. 버스회사로 시작해 화학, 타이어, 건설, 항공까지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렸던 금호그룹은 어쩌다 핵심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하게 됐을까요?

바퀴로 시작해 날개를 달기까지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은 광주에서 시작했어요. 평범한 버스 회사였지만, 고속도로 개통에 힘입어 호남 지역 고속버스 시장을 장악하며 규모를 키웠어요. 금호그룹의 박인천 초대 회장은 금호고속의 성장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어요. 삼양타이어, 제일토목건축, 한국합성고무 등 여러 회사를 설립하며 다양한 사업으로의 진출을 꾀했죠.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는 정부가 진행한 제2 민간항공사 사업권을 따냈어요. 그렇게 탄생한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부터 시작해 1990년엔 국제선 취항까지 성공해요.

무리한 확장이 불러온 화

2004년 금호그룹은 그룹명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바꾸고 사업 확장에 나서요. 2006년 대우건설을 약 6조 4,200억 원에 인수했고, 2008년 약 4조 2,000억 원을 들여 대한통운도 사들였어요. 몸집이 엄청나게 불어났죠.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휘청이자 무리하게 몸집을 키운 금호아시아나는 몰락의 길을 걷게 돼요. 공격적 인수로 생긴 빚을 갚기 위해 금호렌터카, 대한통운, 금호고속 등 알짜 계열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글로벌 금융위기: 2008년 미국 부동산 시장 붕괴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된 사건을 말해요.

결국 201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을 결정해요. 한때는 재계 7위까지 올랐던 금호그룹은 금호고속, 건설만 남아 사실상 중견그룹으로 축소돼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삼구 전 회장은 그룹 경영권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횡령과 일감 몰아주기 등의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어요.

아시아나항공은 어디로?

아시아나항공은 몇 년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어요. 원래 2019년에는 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할 예정이었는데요, 계약 직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아시아나 항공의 적자가 훨씬 늘어났어요. 현대산업개발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확인하는 실사를 다시 한번 요구하면서 마찰을 빚었고, 결국 계약이 무산됐어요. 이후엔 계약금 2,500억 원을 두고 법정 싸움까지 벌어졌고, 결국 아시아나 항공의 승소로 결론이 났어요.

재무제표: 기업의 재무 상태를 보여주는 여러 장부.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자본변동표, 주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합병도 쉽지 않네

2020년 말, 대한항공의 모그룹인 한진그룹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단일 브랜드로 만들겠다며 인수에 나서요. 무려 1조 8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죠. 국내에서 가장 큰 두 항공사가 결합한다면 시장 점유율이 굉장히 높아지겠죠? 공정거래위원회는 고심 끝에 두 기업 간의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어요. 그러나 두 기업의 합병은 몇 년째 지지부진한 상태예요. 미국과 유럽연합 등 가장 중요한 국가가 독과점을 이유로 심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거든요.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천문학적인 액수를 투입하며 노력하고 있지만, 강력히 반대하는 국가가 있다면 실패할 가능성도 있죠. 기업결합 심사가 길어지며 대한항공의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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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일러스트

이 콘텐츠는 8월 14일 기준으로 작성했어요. 뉴스레터 <데일리바이트>와 함께 만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