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험 보유자산을 바로 현금화하기 어렵거나 손실이 발생해서 고객에게 제때 돈을 내어주지 못하는 상황
미국에서 출발한 은행 파산 사태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걸까요? 그럼 내 돈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어떻게 은행이 파산할 수 있나요?
3월 10일 미국 스타트업이 주로 이용하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어요. 시장에 위기설이 퍼진지 이틀만이었죠. 저금리 기조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은 SVB에 돈을 맡겼어요. 은행은 이 돈으로 대출도 해주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도 많이 샀어요. 그런데 금리가 오르고 투자를 받기 어려워지면서 돈을 꺼내 쓰는 회사들이 늘어났어요. 예금을 돌려주기 위해 SVB는 기존에 사둔 국채를 팔아야 했는데,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채권 가격이 폭락한 상태였어요. SVB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시도한 자금 조달에도 실패했어요. 그러자 은행이 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순식간에 번졌고, 앞다퉈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이 발생했어요. 정부는 남아있는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 은행을 폐쇄하고 파산 절차에 돌입했어요.
우리나라 은행은 괜찮은 건가요?
다행히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어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여러 금융사가 파산한 건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실 자산 때문이었는데, SVB의 경우 자산의 건전성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어요. SVB는 단기 예금을 받아 장기 채권을 샀는데, 고객들이 갑자기 예금을 빼면서 유동성 위험이 발생한 게 파산의 원인이었어요.
우리나라 은행은 SVB와 자산 부채 구조가 다르고,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서 유동성은 건전한 수준이라고 해요. 다만 파산의 충격이 워낙 컸다보니 국내에서도 은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토스뱅크는 최근 이자를 먼저 주는 예금상품을 출시했다가 ‘급하게 예금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어요. 대표가 직접 나서서 ‘뱅크런은 없다’고 해명했죠. 새마을금고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연체가 늘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발표했어요.
파산하면 내 돈은 어떻게 되나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을 기준으로 금융회사 한 곳당 5천만원까지 보장돼요. 새마을금고나 신협, 농협, 수협은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각 중앙회에서 예금자보호기금을 관리하고 있어요.
🏦 증권사가 망하면 내 주식은?
증권사는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만 하고, 실제로 내가 산 주식은 예탁결제원에 보관돼 있기 때문에 다른 증권사를 통해 거래할 수 있어요. 증권사 계좌에 현금으로 남아있는 예탁금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천만원까지 보장돼요. 다만 증권사가 발행한 채권이나 수익증권, CMA 계좌 잔액 등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에요.
예금 전액을 보장해주지 않는 건 더 많은 사람들을 보호하는 게 우선이고, 부실한 은행을 선택한 고객도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해야 하기 때문이래요. 높은 이자율도 중요하지만, 은행의 신용도 꼼꼼히 확인하고 예금을 맡겨야 한다는 뜻이겠죠?
이 콘텐츠는 3월 29일 기준으로 작성했어요. 보험연구원 보고서 ‘SVB 파산과 ALM의 중요성’ (2023.03.24)을 참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