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LG∙GS∙LIG… 한국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을 만든 사람들이 다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한때는 우리나라 100대 대기업 중 30개 회사의 대표가 이 학교 출신인 적도 있었어요. 전설의 주인공은 경남 진주에 있는 지수초등학교! 삼성을 만든 이병철, LG의 구인회, GS건설 허준구 회장 등이 모두 이 학교를 함께 다녔어요.

학교의 교육 방식에 엄청난 비결이 있었던 건 아니고, 여기서 회장님들이 많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어요. 지수초등학교는 일제시대인 1921년 설립됐는데요, 교육시설은 서당 밖에 없었던 당시에 동네에 처음 생긴 신식학교였어요. 근처에서 신식교육을 받으려는 학생들은 다들 여기로 모였죠. 동네의 특성도 있었어요. 학교가 있는 마을은 LG의 구씨와 GS의 허씨 가문이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온 집성촌이었거든요. 이들은 당시에도 ‘만석꾼'이라고 불리던 지역의 큰 손이었고, 나중에 기업을 세울 때 자본금을 대기도 했어요. 지수초등학교에서 배출한 대기업 대표는 60명이나 되는데, 대부분이 LIG, LS 전선, GS리테일 등 계열회사예요.

삼성 이병철 회장의 고향은 진주가 아닌 의령이라는 동네인데요, 그전까지만 해도 서당에 다니던 이 회장은 신식교육을 받기 위해 허씨 가문과 결혼한 누나를 따라 13살에 진주로 유학을 왔어요. 반 년 정도 학교를 다니다가 서울로 전학을 가긴 했지만, 이후에도 초등학교 시절 맺은 인연은 쭉 이어졌어요. 삼성의 출발점은 무역회사 삼성물산이에요. 이 회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형 동생으로 알고 지내던 조홍제씨와 함께 이 회사를 설립해요. 나중에 조 회장은 삼성에서 독립해 효성을 만들고, 우리가 입는 레깅스 소재인 스판덱스 분야에서 전세계 1위 회사로 발전해요. CJ도 이때 탄생해요. 이 회장은 삼성물산에서 번 돈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설탕공장을 짓는데, 초등학교 동창인 허정구씨가 이 회사 전무를 맡아요. 첫째 아들에게 물려준 제일제당은 지금의 CJ그룹으로 발전했죠. 이병철 회장과 LG 구인회 회장은 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였는데, 나중에 자녀들을 결혼시켜 사돈을 맺기도 해요. 이들은 먼 훗날 삼성과 LG가 영원한 라이벌이 될 줄 알았을까요? 이 정도면 이 학교에서 우리나라 재벌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코흘리개 초등학생이었던 이들이 어떻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을 키워냈는지! 다음 시간에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