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악회
한발 한발 내딛다 정상에 오르면 몰랐던 절경이 펼쳐져요. 부동산 시장 보는 안목을 함께 키워봐요.
한발 한발 내딛다 정상에 오르면 몰랐던 절경이 펼쳐져요. 부동산 시장 보는 안목을 함께 키워봐요.
부동산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갭투자'. 도대체 무엇인지, 왜 하는 것인지 자세히 알아볼게요.
갭투자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을 의미해요. 예를 들어, 집값이 10억 원이고 전셋값이 6억 원이라면, 집을 살 때 10억 원을 전부 치르는 대신, 전세 보증금 6억 원에 내 돈 4억 원을 더해 집을 구매하는 건데요. 이렇게 하면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도 고가의 주택을 구매할 수 있어요. 집주인에게 고액의 보증금을 맡기고 주택을 임차하는 전세 제도가 있기에 가능한 투자 방식이에요. 사람들이 갭투자에 나서는 건, 앞으로 집값이 오른다는 믿음 때문인데요.

10억 원짜리 집이 12억 원으로 오른다면 4억 원으로 2억 원을 버는 셈인데요. 수익률로 따지면 무려 50%에 달하죠.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높은 일부 지역에선 전체 집값의 10~20%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전세 보증금으로 집값을 치르기도 해요. 이 점을 활용해 집을 수십 채씩 쟁여두는 투자자도 생겨났죠.
서민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전세대출 보증 대상과 요건은 계속 완화되어 왔어요. 그러니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높게 불러도 수억 원까지도 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 전세자금을 빌리는 사람이 많아졌죠. 이에 따라 전셋값이 올라가면, 갭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은 더욱더 적은 자본으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거예요.
갭투자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활황기엔 문제될 것이 없어요. 집값이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선 집을 팔아도 그만, 집을 팔지 않고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도 그만이기 때문이죠. 집주인 입장에선 손해 볼 것이 없는 장사인데요. 문제는 집값이 떨어져 전세값까지 떨어질 때 발생해요. 만약 기존 세입자는 나가려고 하는데, 새로운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는다면 당장 수억 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줄 방법이 없으니까요. 집주인이 추가 대출을 받아 전세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거나 최악의 경우엔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도 있죠.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한 2022년 하반기, 갭투자를 통해 수 채에서 많게는 수십, 수백 채의 집을 구매한 투자자들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건데요. 집값이 하락하면서 심지어는 경매로 집이 처분된 뒤에도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힘든 ‘깡통 주택’까지 등장했어요. 특히, 아파트 대비 전세가율이 높은 빌라나 다세대 주택을 중심으로 문제가 컸어요.
6억 원이 넘는 집을 살 때 제출해야 하는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서울 주택 거래 중 전세금을 낀 갭투자 비중은 39.4%로 나타났어요. 작년(28.4%)과 비교하면 10%P 이상 오른 건데요. 다주택자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똘똘한 한 채’로 주택 수요가 몰린 데다가 서울 부동산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에요. 매매 가격보다 전셋값이 더욱 빠르게 오른다는 점도 갭투자를 부추겨요.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누적 0.02% 오른 반면, 전셋값은 3.79%나 올랐어요.
집값도, 대출 규모도 나날이 늘어가는 상황에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갭투자는 정부 입장에서 큰 골칫거리예요. 치솟는 집값을 더 부추길 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에도 기여하기 때문인데요. 금융당국이 갭투자를 막기 위해 은행권을 압박했고, 이에 시중 은행들은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 조건이 붙은 전세자금대출을 한동안 취급하지 않겠다고 밝혔어요. 갭투자를 위해 집을 사려는 임대인은 잔금을 치르고 주택 소유권을 확보하는 당일, 전세 세입자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받아 자금을 마련했었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경우 세입자가 은행으로부터 전세 자금을 빌리기 어려워지는거죠. 결국 은행 빚 없이 수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온전히 자기 돈으로 감당할 수 있는 세입자를 구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죠. 다만, 이로 인해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던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본다는 비판도 있어요. 당장 자금을 마련하기 힘들어 전세 세입자를 구한 뒤, 세를 놓은 2~4년의 기간 동안 돈을 모아 잔금을 치르려고 했는데, 갑자기 대출 길이 막혀버린 거죠.

엄청난 고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투자 방식인 데다가 자칫하면 임차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갭투자는 항상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에요. 일각에서는 사기나 범죄와 다르지 않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투자 방식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요. 전세 제도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좋든 싫든 ‘갭투자’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여요.
∙갭투자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으로, 적은 자본으로 금액이 큰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이에요. ∙집값이 상승할 땐 엄청난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집값이 하락하면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우려도 있죠. ∙최근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갭투자가 다시 기승을 부려요.
갭투자? 실거주? 어려운 내 집 장만, 막연하게 느껴진다면 여기서 도움 받아보세요. 내가 사고 싶은 집의 실거래가는 얼마인지, 전세 동향은 어떤지 알림 설정을 해 두면 편하게 받아볼 수 있어요.
・이 콘텐츠는 뉴스레터 <데일리바이트>와 함께 만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