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은 원래 일본이 만든 포도다?

청양고추는 재배할 때 독일에 돈을 줘요

샤인머스캣

샤인머스캣은 독특한 풍미와 달콤한 향, 높은 당도로 짧은 시간에 인기 과일로 발돋움했죠. 그런데 사실 샤인머스캣은 원래 일본이 개발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일본이 개발했지만 로열티는 못 받는대요

샤인머스캣의 탄생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일본 농림수산성 산하의 한 연구소는 더 달고 맛있는 포도를 만들기 위해 3가지 이상의 포도 종자를 교배하기 시작했는데, 개량을 거듭한 끝에 포도의 거슬리는 신맛과 씨앗을 없애는 동시에 당도를 크게 높이는 데 성공했어요. 그렇게 샤인머스캣이 탄생했죠. 하지만 개발 단계에서는 샤인머스캣이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 몰랐다고 해요. 그래서 수출도 고려하지 않아 따로 해외에 품종 등록도 하지 않았는데요, 그런 탓에 결국 해외 여러 나라에서 샤인머스캣 로열티를 받지 못하게 됐어요.

🧑‍🌾 만약 품종 등록을 제대로 했다면 일본은 1년에 100억 엔, 약 900억 원이 넘는 로열티를 챙겼을 거라고 하네요. 샤인머스캣은 중국에서도 급속히 보급돼 현재 재배면적이 일본의 약 30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반대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잘된 일이었어요. 일본에 로열티 한 푼 내지 않고 샤인머스캣을 자유롭게 재배할 수 있기 때문이죠. 2014년 국립종자원에 샤인머스캣의 생산 판매 신고가 된 이후 재배가 본격화됐는데요, 이제 샤인머스캣은 한국 포도 수출량의 88.7%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농산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해요.

제2의 샤인머스캣, 주인공은 루비로망

샤인머스캣 사건으로 일본이 이를 갈고 있던 와중에,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어요.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개발한 루비로망이라는 포도가 한국에 들어온 거예요. 일본은 한국이 묘목을 훔쳐 갔다며 분노를 쏟아냈어요.

🍇 특이하게 주홍색을 띠는 루비로망은 큰 알맹이와 높은 당도를 자랑하는 고급 포도예요. 2016년엔 한 송이에 1,400만 원에 판매되는 일도 있었다고 해요. 일본은 이 루비로망을 개발하는 데 엄청난 공을 들였어요. 1995년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14년 넘게 투자해서 성공했어요.

알고 보니 일본에서 중국으로 유출된 루비로망 묘목이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었어요. 신품종을 보호하려면 국제 조약에 따라 6년 이내에 해외에 품종 등록을 해야하는데, 일본이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그 기간을 훌쩍 지나버린 터라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결국 루비로망은 제2의 샤인머스캣 신세가 되었답니다.

📌 한국에서 팔리는 루비로망은 이시카와현에서 나온 상품에 비해 모양도 고르지 않고 당도도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그래서 일본은 ‘품종 등록’ 대신 각 국가에 상표 출원을 할 예정이라고 해요. 등록이 완료되면 한국에서는 사용료를 내야 해요.

청양고추 심을 때 외국에 돈을 내고 있어요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개발했지만 재배할 때 외국에 돈을 내야 하는 작물도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청양고추가 있어요. 원래 청양고추는 80년대 중앙종묘라는 회사와 오뚜기가 힘을 합쳐 개발한 작물인데요, 1997년 외환 위기를 버티지 못한 중앙종묘가 멕시코계 기업 세미니스에 인수합병되면서 청양고추의 수난이 시작됐어요. 이후 세미니스가 미국의 몬산토에, 몬산토가 또다시 독일계 제약회사 바이엘에 합병되면서 현재는 청양고추를 재배할 때마다 독일 기업에 돈을 주고 종자를 사와야 하는 형편이 돼버렸어요.

🧅 양파, 양배추 등도 종자의 80%가량을 일본에서 수입해 온다고 알려져 있어요.

현재 종자 주권 확보를 위해 정부와 우리 기업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해요. 이런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가 종자 주권을 확보할 날도 멀지 않아 찾아오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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