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엄청 긴 아파트 이름은 건설사의 브랜드와 연관이 깊어요.
동탄시범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
동탄시범다은마을이라는 지역명에 월드건설의 브랜드명 '월드메르디앙'과 반도건설의 브랜드명 '반도유보라'가 합쳐진 이름이에요
2023년 1월 기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름이 긴 아파트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1차로, 무려 25글자에 달했어요. 이런 브랜드 아파트들은 언제, 어떻게 등장하게 된 걸까요?
건설업 살리기, 브랜드 아파트의 서막
시작은 1997년 외환위기였어요. 당시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고자 분양가 자율화를 통해 건설사가 분양가를 정할 수 있게 했어요. 기회를 얻은 대형 건설사들이 아파트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죠.
🤔 원래는 어떤 방식이었을까?
건설사가 마음대로 분양가를 정할 수는 없었고, 토지의 가격에 건축비용을 더해서 결정했어요
이전에도 아파트 이름에 건설사가 포함되는 경우가 있었어요. ‘압구정 현대’, ‘대치 현대’처럼 동네 이름에 건설사를 붙인 비교적 단순한 형태였죠. 그런데 이때부터 회사 이름을 버리고 아파트 브랜드 시대의 문을 여는 건설사가 등장했어요.
🏃 선두주자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으로, 두 회사는 2000년에 각각 래미안, e-편한세상이라는 브랜드를 내놨어요. 주거용 건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 단지 조성에 힘을 쓴 프리미엄 주거 공간의 등장이었죠.
최근에는 하나의 아파트를 두 개 이상의 건설사가 함께 짓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이름이 점점 길어지게 됐어요.
브랜드 춘추전국시대, 아파트도 하이엔드
이후 여러 건설사가 본격적으로 각자의 브랜드를 도입하기 시작해요. 이른바 ‘브랜드 아파트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졌죠.
🏰 아파트 브랜드, 뭐가 있을까?
대우건설 푸르지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GS건설 자이 포스코이앤씨 더샵 롯데건설 롯데캐슬 호반건설 베르디움
🏙️ 건설사 모두 브랜드를 들고 오니 다른 경쟁력이 필요하겠죠? 최근 건설사들은 차별화를 위해 한 단계 더 고급화된 하이엔드 아파트를 내놓아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 DL이앤씨(전 대림산업)의 아크로가 대표적이죠. 건설사는 하이엔드 아파트를 만들고자 다양한 전략을 시도해요. 고급 원자재 사용, 소비자 중심의 설계, 커뮤니티 시설 특화 등이 있답니다.
❓ 너도 써밋, 나도 써밋!
호반건설은 ‘호반써밋’, 대우건설은 ‘푸르지오써밋’으로 두 건설사의 하이엔드 아파트 이름이 같아요. ‘써밋(Summit)’이라는 단어가 정상을 뜻하는 일반 명사로 상표 등록이 안 되기에 생긴 일이라고 해요.
반면, 전통 브랜드 강자인 래미안과 자이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따로 내놓지 않고 있죠.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아파트가 대중화하면서 브랜드가 가진 파급 효과도 커졌어요. 브랜드 이름값만으로 아파트 가격이 달라지는 경우도 빈번해요.
한 아파트 관련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6%가 동일한 입지에서 아파트를 구입할 때 브랜드를 가장 먼저 살핀다고 응답했어요.
🏅 하이엔드 전략도 먹혀드는 흐름이에요. 일부 재개발 사업장은 시공사 입찰 참가 조건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명시하기도 했어요.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가 아니면 안 짓겠다는 거죠.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여부를 두고 재개발 조합과 시공사가 갈등을 빚으면서 시공사가 바뀐 사례도 나왔어요. 브랜드 이름값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아파트! 원래 사람이 거주하는 용도로 쓰이지만, 투자 자산으로서 아파트가 가진 매력도 상당한데요. 부동산 가격이 이슈인 요즘, 아파트가 얼마나 더 고급화될지, 가격은 얼마나 더 올라갈지 지켜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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